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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 어휘력 키우기

우리말 대신 영어? - 플러팅, 빌런, 가스라이팅

by hanara 2023.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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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대신-영어-이미지

 

 

며칠 전 TV에서 예능프로그램을 보다가 '플러팅'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니 사실 보게 되었다는 말이 맞을 겁니다.

출연자가 한 말이 자막으로 나와서 '플러팅'이라는 말을 알아차리게 된 거지, 그냥 듣고만 말았다면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 지나쳤을 것 같아요.

플러팅이 뭐지? 했죠. 하지만 굳이 찾아보려는 생각은 안 했고요.^^

 

그러다 작은 아씨들 원서 필사를 하는데 그 단어가 딱! 나오는 겁니다.

메그가 친구집에 머물며 상류사회를 경험하는 부분에서요.

하루는 친구집에서 파티가 열리게 됩니다.

친구들이 메그를 화려한 드레스와 장식으로 꾸며주었고, 메그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파티를 즐깁니다. 

 

Meg danced and flirted, chattered and giggled, as the other girls did...

메그는 (남자들과) 춤추며 추파를 던지고, 재잘대며 키득거렸다. 다른 여자애들이 하는 것처럼...

 

 

'플러팅(flirting)'은 flirt라는 단어에서 나온 거죠.

 

 flirt - 추파를 던지다, 장난 삼아 이성적인 호기심을 보이다

 

flirt에 ing가 붙어서 '플러팅'이 되고, 이 말은 이성적인 호기심을 갖고 상대를 꼬시려는 눈빛, 행동을 말합니다.

flirt는 또 명사로 바람둥이, 장난 삼아 연애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영어단어의 뜻을 보면 이성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아닌 그저 장난 삼아 호기심에 해보는 표현입니다. 

 

전 예능프로그램에서 보기 전까지는 플러팅이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는데, 검색에도 꽤 있는 걸 보면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사실 '추파를 던지다'라는 말이었다면 금방 알아들었을 텐데요;;

 

추파(秋波 가을 추, 물결 파) - 가을의 잔잔하고 아름다운 물결/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은근히 보내는 눈길/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는 태도나 기색 

 

같은 의미를 나타내는 말이라도 요즘은 뭐든지 다 영어 단어로 표현을 하는 것 같네요.

예전(?)에 썼던 추파를 이젠 플러팅이라고 말하고, 또 뭐가 있을까요?

 

 


 

 

'빌런'이란 말도 요즘 흔하게 쓰입니다. 악당을 말하죠.

villain - (이야기, 연극 등에서) 악당, 악인 

 

악당이라는 말 대신 빌런을 많이 쓰는데, 이 단어는 '무엇에 집착하거나 평범한 사람과 다른 행동을 보이는 괴짜'를 일컫는 말로 확장되어 쓰이고도 있다고 합니다. 커피 없으면 못 사는 '커피 빌런'처럼요.

 

 

 


 

 

어느 순간부터 '가스라이팅'이라는 말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어느 연예인이 사귀던 남자배우를 '가스라이팅'했다는 사건부터 이 단어가 많이 알려진 것 같은데요.

 

가스라이팅(gaslighting) -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이나 통제를 강화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1938년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한 용어로 가족, 연인, 학교 등 주로 친밀한 관계나 밀접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비대칭적, 수직적 권력으로 누군가를 통제하고 억압하려고 하면서 나타나게 됩니다.

국립국어원은 이런 '가스라이팅'을 다듬은 우리말로 '심리(적) 지배'를 선정했다고 하네요. 

뜻을 정확하게 알기 전에는 '가스라이팅'이라고 하면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심리적 지배'라고 하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는 쉽겠죠. 하지만 그렇게 우리말로 쓰이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잘 눈에 띄지 않는데요.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a.k.a.'라는 자막을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a.k.a. - also known as - '또한 ~라고 알려진'이란 뜻의 말입니다.

 

채팅할 때 쓰이는 약어라고 합니다.

ASAP (as soon as possible) - 가능한 한 빨리 / THX (Thanks) - 고마워 처럼요.

우리도 문자나 톡을 할 때 줄임말을 많이 사용하죠. 

ㅇㅋ(오케이), ㅇㅇ(응), ㅇㅈ(인정)처럼 말이에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영어에서도 줄임말이 많습니다. 

 

 


 

글로벌 언어인 만큼 영어가 실생활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고 또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겁니다.

하지만 너무 무분별하게 가져다 쓰는 일은 지양해야 할 것 같아요.

통용되는 우리말이 있으면 굳이 영어 단어를 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특히 많은 사람들이 보는 TV 프로그램에서는 (자막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한글이나 우리말 수호자까지는(?) 아니지만, 괜찮은 우리말은 자주 쓰고 또 자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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