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부터 올봄까지 필사한 책은 Anne of Green Gables입니다.
자기계발서 종류의 책만 필사를 하다 소설을 하니 재미있고 좋았어요.
청소년 대상 도서라 어렵지 않아서 진도도 잘 나갔던 것 같고요.
다만 풍경 묘사에서는 온갖 식물들의 이름이 나와서
단어를 찾아보느라 시간이 좀 걸리기도 했답니다.
필사를 하며 어릴 때 보았던 만화의 장면장면이 떠올랐고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다 기억이 나더라고요.
앤, 마릴라, 매튜, 다이애나, 길버트의 모습이 머릿속에 둥둥~
어릴 때 만화 빨강머리 앤을 정말 재밌게 봤었구나~ 싶었네요.
필사를 하면서 책을 읽으니 속도는 당연히 느리지만
그만큼 한 장면에 오래 머물러있어서 더 좋기도 했습니다.
앤을 더 잘 알게 되었다 할까요? ^^
솔직하고 상상력 풍부한 앤.
앤의 하루하루를 흐뭇한 마음으로 같이 느꼈던 것 같아요.
앤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매튜 아저씨와
마음만큼 표현은 못하지만 앤을 많이 사랑하고 의지하는 마릴라 아주머니.
그리고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의 이야기를 원서로 필사하며 읽으니 더 재미있네요.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
"Isn't it nice to think that tomorrow is a new day with no mistakes in it yet?"
"내일은 아직 실수하지 않은 새로운 날이라는 거예요. 멋있지 않아요?"
케이크를 만들면서 바닐라 대신 통증 완화용 연고를 넣는 실수를 한 후,
그날 저녁 앤은 마릴라에게 이렇게 얘기했죠.
참 긍정적인 아이죠?
새로운 날을 기대하며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앤.
(어른들이 보기엔) 엉뚱한 상상을 하고 모험심도 강해 말썽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하나씩 배워가며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사랑스러운 앤 이에요.
책의 마지막 부분.
매튜를 보내고 난 후
초록 지붕 집을 떠나 원래 계획했던 공부를 이어나가는 대신
마릴라 곁에 남겠다는 결심을 한 앤은 이렇게 말했죠.
When I left Queen's my future seemed to stretch out before me like a straight road.....
Now there is a bend in it.
I don't know what lies around the bend, but I'm going to believe that the best does.....
I wonder how the road beyond it goes - what there is of green glory and soft, checkered light and shadows -
what new landscapes - what new beauties - what curves and hills and valleys farther on.
퀸즈를 졸업할 땐 저에게 쭉 뻗은 길만 있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굽은 길이 눈앞에 있어요.
모퉁이를 돌면 어떤 곳이 펼쳐질지는 모르지만, 멋진 곳이면 좋겠어요.....
햇살이 부드럽게 비치기도 하고 그늘져 있기도 하겠지만
초록 숲 사이사이를 지나가다 보면
새로운 풍경, 처음 보는 멋진 곳이 펼쳐지겠죠?
저 멀리 돌아나가면 언덕과 골짜기가 있을지도 모르고요.
어릴 때 봤던 만화의 끝이 어디까지였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책을 필사하다 보니 앤 시리즈를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앤과 길버트가 결혼한 후까지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니 그다음이 궁금도 하고,
한편으로는 성장한 후 보다 어릴 적 앤의 모습이 가장 귀엽고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우선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네요.
(필사한 일수만 따져서) 113일 동안 앤 덕분에 참 즐거웠어요.
번역본과는 다르게 작가가 쓴 그 내용 그대로 원서를 읽는다는 게 또 새롭더라고요.
번역본은 아무래도 의역이 있을 테니까요.
오래된 소설이다 보니 문체나 단어가 요즘 것(?) 같지 않기도 하지만
크게 문제 될 건 없고요. 즐기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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