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를 편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 누구나 갖고 있죠.
하지만 그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닌가 봅니다.
'노후 파산'이란 단어가 참 마음 아프게 들리는데요.
강력한 제목이 이끌려 선택한 책, NHK 스페셜 제작팀의 <노후파산 장수의 악몽> 읽어보았습니다.
노후파산 장수의 악몽
NHK 스페셜 제작팀 지음 / 김정한 옮김
노후 생활을 잘 보낼 수 있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건강, 돈, 주변 사람들과의 유대관계, 취미생활, 봉사활동 등등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건강'과 '돈'인 것 같습니다.
특히 고령자들의 생활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현실적인 문제 돈.
이 책은 2014년 9월 NHK에서 방송된 '노인표류사회 - 노후파산의 현실'을 바탕으로 하여 일본 고령자들의 노후 생활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산(破産), 국어사전에 '재산을 모두 잃고 망함'이라고 설명되어 있네요.
음.. 써놓고 보니 생각보다 무서운 단어입니다.
텔레비전 화면이 아닌 책을 통해 고령자들의 노후 생활을 보니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들의 모습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책에 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열심히 일하며 평범한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인데 노후 생활은 참 애처로운 모습이었고요.
일도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 연금으로 생활하는 고령자들. 연금이 넉넉하다면 불편함이 없을 텐데 생활하기에도 빠듯한 연금으로 병원비까지 내야 하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집을 소유하고 있거나 모아둔 돈이라도 있으면 생활보장 지원금액을 받을 수도 없어서 예금을 인출해 가며 생활해야 하는데요.
기존 재산을 점점 소진해 가며 생활하는 기분, 언제까지 살지 알 수도 없는 상태에서 최대한 아끼고 아껴 생활해야 하는 상황... 참 괴로울 것 같습니다.
자녀들에게 마음 편히 의지할 수도, 사회보장제도에 전적으로 기댈 수도 없는 현실.
그렇기 때문에 젊어서 노후 대비를 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게 쉽지만은 않죠.
마음 편히 행복한 노년을 살아가는 건 이루기 어려운 바람인 것만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노후 파산'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더욱 느껴졌던 부분입니다.
젊었을 때는 자신의 노후 같은 건 생각을 안 하지 않습니까? 매일이 바쁘고 매일이 즐겁지요. 그래도 열심히 일해왔는데 설마 이런 노후를 맞이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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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온화한 웃음을 보니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던 사람도 노후파산에 처한다는 이 가혹한 현실에 몸소리가 났다.
오랫동안 정말 열심히 일해왔는데 이렇게 살고 있다니, 지금까지 내 인생은 뭐였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허무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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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가족이기에 더더욱 돈 문제로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그럴 바에는 설령 생활이 어려워도, 병원에 가지 못해도 꾹 참는 게 낫다.
정말 괴로운 일은 사람 또는 사회와의 '유대'를 잃고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이 아닐까? 비록 생활은 어렵지만 '자녀나 손자가 유일한 삶의 보람'인 고령자나, 친족은 아무도 없지만 '지역 활동에서 보람을 느끼는' 등 삶의 보람을 갖고 사는 고령자도 많이 만났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마음의 안식처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노후파산이라는 현실이 도화선이 되어 '유대'가 끊기고 삶의 보람이나 마음의 안식처를 잃어버리면 고령자들은 살아갈 기력조차 잃어간다.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노후 생활, 쾌적한 노후 생활은 '돈'에 달려 있다. 하지만 그것을 충분히 부담할 수 있을 만큼 여유 있는 고령자는 적다. 그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노후파산의 무서움은 아주 서서히 다가온다는 데 있다. 우리가 취재한 많은 고령자는 단번에 파산 상태에 처한 것이 아니었다. 생활고에 빠져 집을 팔거나 예금을 조금씩 헐어서 쓴 끝에 최종적으로 노후파산에 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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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를 절약할 수 없어서 계속 지출한 결과 예금이 점점 줄어들어 노후파산에 몰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생활보호를 받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꺼내기를 어려워하고 있다. 이렇게 어느 정도의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일수록 지원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 까닭에 병이 심각해지면 노후파산에 처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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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수입이 어느 정도 있는 경우는 병 등이 계기가 되어 서서히 노후파산에 몰리고 있다.
젊어서 열심히 일해왔다고 하더라도 안정된 노후 생활은 장담할 수가 없는 게 현실인 듯합니다.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많이 모아야지 생각하지만 그게 생각만 한다고 그대로 실현되는 것도 아니고요.
책에 나온 고령자들의 모습이 일본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고, 초고령사회에 근접한 우리나라도 고령자들의 노후 파산은 큰 문제가 되겠죠.
우리는 마냥 젊지만은 않고 건강한 몸으로 언제까지 일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은퇴 후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노후 생활을 잘 보내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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